[도서]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2부 3권 (7권째)를 읽다.
안녕하세요? 푸른하늘은하수입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대하소설 "토지"를 꾸준히 읽고 있는데요~ 벌써 7권을 탐독 완료했네요~
총 21권의 장편소설이니, 1/3을 읽은 셈이로군요~ 앞으로 읽어야 할 책이 많지만, 꾸준히 차근차근 읽다 보면 어느덧 완독을 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은 제가 읽은 2부 3권, 7번째 책에 대한 독후감, 소감을 써내려 가려고 합니다.
박경리 대하소설 제2부 3권은, 제3편 '지리산사나이들'과 제4편 '용정촌과 서울'의 일부분이 포함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3편 '지리산사나이들'의 '11장 자학' 부터 '14장 동행'까지, 4개의 장이 포함되어 있고,
제4편 '용정촌과 서울'의 '1장 묘향산 북변의 묘'로부터 '15장 적과의 동침'까지 15개의 장이 포함된다.
제3편은 조선반도 내에서의 상황 속에서 환이와 기화(봉순), 혜관스님을 중심으로 전개가 되고 있고, 제3편의 마지막 장에서 기화와 혜관스님이 간도로 기차를 타고 이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제4편은 간도의 용정촌에서 서희와 길상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각 편별로 조선, 간도라는 큰 지역에 방점을 두고 전개되는 이야기는 지역적인 편차를 두고 박진감 넘치면서도 인물 간의 관계를 빠르게 전개하며, 인물들의 대화와 심리적인 표현 속에 암시와 추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두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다음의 전개가 궁금해지도록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지금까지 7편의 책을 지속적으로 읽으면서 박경리 선생님께서 활용하시는 언어의 마술적 기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그러는지... 책은 처음 접할 때보다는 술술 읽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이렇게 장구하게 펼쳐지는 대하소설의 전개가 사뭇 동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호기심과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하는 것은, 읽을수록 새롭게 다가오는 다양한 표현과 인물 간의 심리적 묘사, 역사적 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장엄한 스토리의 치밀한 표현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부 3권 (7권째) 줄거리 요약]
평사리를 찾은 환이는 별당아씨의 죽음에 대한 회환과 심리적 갈등을 느끼고, 영산댁 주막에서 마을사람(봉기, 마당쇠 등)들로부터 심한 몰매를 맞게 되고, 지리산의 춘매의 집에 누워 몸조리를 하게 된다. 이러한 환이의 마음은 갈팡질팡. 도무지 환이 스스로도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알 수 없다. 강쇠는 환이를 업고 산막에 눕히게 되고...
화엄사에 오겠다던 환이가 오지 않아 기다리던 혜관은 진주의 관수를 찾아가서 간도로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서울에 있는 기화(봉순)이를 찾아와 기화와 함께 간도로 떠나게 된다. 봉순은 기화라는 기생으로 변신하면서 운삼이라는 명창의 눈에 들어 서울 함춘관 추산 밑에 기거를 하고 있는 터였다. 혜관은 떠나면서 상현에서 석이의 신식 공부를 위한 당부를 하게 된다.
4편으로 넘어오며, 기화와 혜관이 간도 용정촌에 도착하는 장면부터 시작을 한다. 서희를 마주한 기화와 혜관... 벌써 서희는 길상과 결혼을 한 상태였고, 서희는 임신중이었다. 봉순이 기생이 되어 서희를 찾고 상봉을 하게 된다. 송애는 길상에게 버림받은 질투에 눈이 멀어 김두수에게 조종당하면서 김두수에게 몸을 빼앗기고, 김두수의 끄나풀이 되어 서희와 길상 주변을 탐문하며 김두수에게 정보를 바치게 된다. 길상은 회령에서 옥이네를 찾지만 옥이네는 어디론가 떠나버린 후이고, 용정촌에 봉순과 혜관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또다시 심리적인 갈등을 느끼게 된다. 회령에서는 추풍(추서방)과 만나 김두수의 이야기를 나눈다.
윤이병은 연추에 있는 금녀를 데리고 훈춘으로 가려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금녀의 반대 속에 홀로 떠나려다 김두수에게 살해를 당하게 되고, 금녀는 연추의 학교에서 선생이 된 후, 심운회(쎄리판 심)의 집에 장인걸의 추천으로 가정교사 겸 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혜관은 용정촌에서 김훈장을 만나 나라 잃은 설움을 탄복하고, 서희가 독립운동에 군자금을 주지 않음을 원망한다. 그러나 서희는 봉순과 운흥사 절을 찾아 예배를 드리면서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 조준구에게 보복을 하겠다는 원한을 위해 군자금을 주지 않음을 밝힌다.
통포슬 근처 문루구에서 소작을 하게 된 용이와 영팔이 집으로 기화는 찾아가 인사를 하고 회포를 풀게 되고, 이곳은 청국사람 노대인의 땅이라는 말을 한다. 주갑은 기화가 가져온 고기를 먹고 배탈이 나지만, 노대인집에 기거하던 조선 의원의 진찰로 낫게 되고, 강의원을 따라나서게 된다.
갑자기 다시 등장한 강포수는 아들 두메를 데리고 용정촌에 나타난다. 두메를 공노인에게 부탁하고, 공노인은 송장환에게 부탁하여 정호네 집에 두메를 맡기기로 한다.
송애와 함께 있는 김두수를 알아본 공노인과 길상은 노발대발하고, 송애는 가출을 한다. 김두수와 길상은 함께 술자리를 갖는다. 서희는 득남을 하게 된다.
서희의 부탁으로 서울을 찾은 공노인은 임역관을 만나서 김두수와 연결되고, 금광을 얻으려다가 폐광을 얻게 된 김두수의 평사리 땅문서를 헐값에 사겠다는 공노인을 만나게 된다. 김두수는 공노인과 임역관의 거짓말에 속아 공노인과 땅문서를 위한 거래의 술자리를 갖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환이와 서희, 길상, 봉순... 이 네 명이 가장 무게감 있는 주인공 역할로 등장을 하면서 심리적 갈등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으나, 여기에 봉순과 석이, 용이와 혜관스님까지 다소 조연급을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묘사라든지 인물관계가 자세하게 그려지며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사람마다 성질과 성정이 같을 수 없으니, 모두 다른 인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창조자의 입장에선 박경리 선생님은 한 명 한 명 인물들의 모습과 말투, 심리적인 묘사, 그에게서 나오는 아우라를 어쩜 이리 치밀하게 묘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이 생긴다.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등장을 하고, 인물 하나하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매우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읽게 되는데, 이 많은 사람들의 말투와 어투, 지식수준, 사투리, 입은 옷의 모양, 주변 정황과 마음속 이야기까지.. 한결같이 적확하게 묘사를 한다는 것.... 어쩜 이리 대단할까? 하는 놀라움!!
독립운동을 위한 처절한 투쟁과, 밀정으로 일본에 기울고 있는 사람들의 갈등적인 상황, 이러한 상황속에 중국 내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는 역사 서술이 곳곳에 묻어나면서 당시 복잡하고 어지러운 시대상이 잘 반영되고 있음도 대단한 일이지 않을 수 없다.
댓쪽같은 서희와 하인이었던 길상이 부부가 되면서 이들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이들을 둘러싼 용정촌과 두메산골에서 청나라 부호의 땅을 부쳐먹고 있는 용이, 영팔의 묘사도 한층 마음을 착잡하게 만든다.
또한 기생으로 분화된 봉순의 매력적인 여인으로서의 묘사부분과 마음씨 착한 봉순이를 치켜세우시는 박경리 선생님의 의도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밀정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김두수, 윤이병, 송애 등이 어떻게 처절하게 변절하고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는지에 대해서도 안타까움과 미운 마음을 거둘 수 없다.
간혹 책을 읽다 보면, 너무나도 마음에 닿고 절실하게 느껴져서 동화되는 것을 느끼게 되는 적이 있다. 이번 2부 3권(7권째)에서는 그러한 인물들의 마음이 나에게 많이도 닿았는지... 뭉클하고 눈물이 찔끔 나오도록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 마만큼 이 소설 속에 얽히고설킨 다양한 이야기와 삶은 다른 우주 공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삶이며, 나의 삶이며, 나의 조상에 대한 삶이라는 생각에서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 나라 내 땅을 잃고 나라 잃은 설움에 난도질당하는 착한 백생들의 우격다짐으로 건실하게 남의 땅에서 살아가야만 했던 그 어려운 시절.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의분강경의 의지 속에서도 갈등과 질투와 희비가 교차되면서, 결국 사람은 살아지고, 살아지면서도 한켠에서는 너무나도 뼈아픈 심정이 느껴지는 것이다.
평사리 최참판댁의 빼앗긴 땅을 되찾아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서희의 장구한 계획이 7권째 마지막 부분에서 공노인에 의해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가고, 서희 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여의고 원한을 깊게 가지고 있는 석이까지 등장을 하며, 조준구에게 보복하려는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게다가 독립투사들 뿐만 아니라 이들을 감시하면서 밀정 노릇을 하는 김두수를 둘러싼 상황은 어떻게 아슬아슬 전개될지도 미지수로서 너무 궁금하기도 하다.
이제 8권째로 접어드는데, 어서 빨리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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