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의식의 흐름.. 겨울 같은 가을, 남산을 등반하면서..

내가 즐기는 소소한 일상(Normal)

[단상] 의식의 흐름.. 겨울 같은 가을, 남산을 등반하면서..

푸른하늘은하수 2021. 10. 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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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의식의 흐름.. 겨울 같은 가을, 남산을 등반하면서..


안녕하세요? 푸른하늘은하수 입니다.
이 글은 주말, 가을임에도 기온이 뚝 떨어져서 겨울 같은 기온이었는데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남산을 다녀왔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끄적여 봤습니다.
긴글입니다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


가을이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을 지나 오곡이 풍성해지는 결실의 계절 가을인데...
그런데 겨울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월동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나는 남산을 오른다.

겉옷은 어찌 찾아서 걸쳤으되,
바지는 너무 얇다.

바지 가랑이 밑에서 스산한 냉기가 올라와서 몸을 움츠리게 한다.

남산에는 아직 가을이 완벽하게 내려오지 않았다.
입새들은 아직까지 여름이다. 초록 초록하다.
언제쯤 단풍이 물들어 보기 좋은 가을이 오려나?

가을이 만곡하기도 전에 겨울 추위가 급습하여,
경끼하는 듯한 숲은 온몸이 얼어붙은 듯하다.

남산의 초입에서 이 길에 떨어진 낙엽이 어느 정도 가을의 흔적을 느끼게 해 준다.
나는 이 가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남산 가을길을 걷는 심경.


하늘은 정말 청명하다.
오~~ 이토록 파랗고 파란 하늘을 언제 보았던가?

오고 가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사뿐하고,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이는 가을 풍경은
마음을 꽉 차게 만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남산타워를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인생의 초입에서 현재까지,
줄달음을 하는 듯이 달려왔지만,
이룬 것은 없고, 거둘 것도 없이...
그저 발길 닿는 데로 살아온 지난날에 무색해짐이 느껴진다.

숙연해진다.

나의 나이도 이제는 가을일진대,
과연 무엇을 수확하고 얻은 것인가?
여러 가지 오만 잡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남산타워와 서울 성벽이 조화롭다.


사람은 하루에도 수만 가지 생각이 생각을 넘어 지나간다고 한다.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와중에도,
정말 많은 생각의 교착점들이 왔다 갔다...

저기 오는 사람과,
저기 보이는 남산타워와,
저기 빨갛게 물드는 나무와,
파란 하늘...

보이는 것에 담긴 생각도 생각이려니와,
집에 남겨두고 온 정신도 집 생각,
직장에 남겨두고 온 정신도 직장 생각이다.

남산에서 바라보이는 시가지는...


남산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 푸르르다.
그렇지만 그렇게 기분이 활달하지 못하다.
그저 바라보이는 서울 시가지는
나에게 혼탁하게 보인다.

이 많은 집들이 있는데...
과연 내 집은 어디메에 있는가?
이 많은 빌딩 숲 속에서, 이 많은 집들 속에서, 변변한 내 집 한 채 장만하지도 못하고,
허위허위 허송을 하는 인생이라니...

절망과 허영 속에서..
하늘에서 일확천금이라도 내려 주지는 않을지,
조마조마하는 심경도 한몫한다.

남산에서 보이는 서울... 멋지기는 한데..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어쩜 이렇게 정부의 정책과 삐딱선을 탔드란 말인가?
주택 가격이 내리막을 걸을 때는 집을 사고,
집값이 하늘 높은지 모르게 오르기 전에 집을 팔아버렸다.

주식 가격이 폭등할 때 사고,
내려가니 팔고...
어찌 거꾸로란 말인가...

이게 나의 인생인가?
아니면 하늘의 장난인가?

하늘이 파랗다. 서울도 파랗다.


저기 수많은 빌딩 숲 속에서 아등바등 사는 우리네 인생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지금도 허공에 매달린 영달을 찾아 열심하고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일 텐데...

나는 무엇을 하러 이곳에 와 있는가?

남산타워가 멋지다.


늘..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면 모든 것이 다 될 줄 알았는데,
사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이제서야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낀다.

현실에 충실한 것은 당연한 일이로되,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하늘이 도와야 하는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단다.

무언가 저질로 놓지 않으면, 결국은 아무것도 없는 것인데...
로또도 사놔야 1등에 당첨되더라도 될 것인즉...

남산 올라가는 길... 사람들이 많다.


천운이라는 소명을 마음에 품고서,
인생에 3번의 기회는 온다는 당부를 온몸으로 보듬으면서,
과연 나에게 몇 번의 기회가 찾아왔고,
지나갔고,
올 것인가? 그게 언제인가?
왜 나에게는 기회가 않오는 가?

혹시.... 지금이 그 기회인가?

기회를 잡으려면 어디에 손을 뻗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누군가는 대장동이네, 화천대유네... 하면서 수천 배의 이익을 걷어갔는데,
이것도 한순간, 결국 쇠고랑을 차기도 하고...

누구는 부동산으로 몇억을 벌었네... 하면서 세금이 무겁다는 탓을 하고...

누구는 주식으로 대박이 났다는 둥...

정말 주변에서 쏟아지는 소식과 뉴스들에 눈이 휘둥그레 해 짐을 느낀다.

약간의 가을이 내려않은 남산꼭대기


그래도 집안 화목하고, 무탈하며, 건강하게
이렇게 남산도 오고, 주말을 쉴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할 뿐이기는 하다만,
가슴속에 응어리진 여러 가지 생각들이 꼬리를 무니,
어찌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얼굴이 평온해 보인다.
나만 쭈글쭈글 거리나?

저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했으니,
얼굴의 대부분은 보이지 않고, 눈 주변만 보이려니...
잘 알 수 없을 것이다.

파로나마로 찍었는데, 별루다.


사람 생각은 천 길 물속보다도 알 수 없다는 속담에도 유추해 보면,
과연 알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저 사람들을 알지 못한다.

사람들을 만나고 말을 섞고, 나누고 하는 것도 힘이 드는 일이다.
에너지와 열정이 없으면 그나마도 쉽지 않은 것이 사람과의 관계이다.

아는 사람은 아는 데로 너무 알아서 탈이고,
전혀 모르는 사람은 너무 몰라서 또 섞이기 힘들다.

누군가 길거리에서 어려운 일을 당하는 것을 보게 된다면,
나는 달려가서 이들에게 도움을 손길을 줄 것인가?

내가 험한 꼴을 보게 되면,
누군가 나를 위해 구원의 손길을 내어 줄 것인가?

전혀 남남인가?
나를 위해서 노력해줄 사람은 있는가? 어디 있는가?

멀리 북한산도, 서울시가지도, 많이도 보인다.


남산에서 바라보이는 시가지의 모습과,
저 멀리 북한산을 바라보며,
오만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나만 겪는 것인가?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 생각의 틀 안에서 힘들어할까?

혼자만의 산행이라서 그런 것인가?

서울 시가지를 바라보는 것은 의미스럽다.


그래도 찾아보는 청와대는...
인왕산 자락 밑에 요염하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고,
나랏님이 계실터인데,
이 좋은 가을날... 저 안에서 뭘 하고 계시려는지,
의뭉스럽다.

인왕산과 청와대가 보인다.


사방을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는 것은 이제 거진 습관이 되어 간다.
블로그를 한 이래로, 너무 많은 사진을 찍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블로그...
이건 또 뭐냐?
왜 이것을 시작했을꼬?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명언이 있는데,
나는 블로그를 하면서,
그 누군가에게 전혀 새로운 정보를 줄 수 있는 전문성이 있는가? 없다.

블로그도 참 다양하게 나뉘는 것 같다.
정보를 전달해주는 블로거도 있고,
자신의 삶을 그냥 보여주는 블로거도 있고,
요리도 있고, 맛집도 있고, 카페도 있고...

나는 뭐에 집중해서 블로그를 하려고 하는 거지?

한강과 서울... 하늘이 높고 파랗다.


그저 나의 삶을 위한 방편으로 글을 쓴다면,
그것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려나?
왜 읽지? 남의 글을...

그리고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왜 블로그를 하면서 서로 소통하려고 하는 거지?
소소한 용돈을 벌기 위해서만인가?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더 나은 거 아닌가?

나에게 있어서 블로그는 또 뭔 의미가 있는 거지?

생각이 생각을 잡아먹을 때쯤...
배가 고프다.
1시에 다다르고 있는 시각.

남산타워 편의점에 가서 주전부리를 하나 사 온다.

호~~ 기술이 상징! 초코렛타 골드... ㅋ
이건 또 뭔가?

금성 초코렛타 골드!


칼로리가 거의 420kcal.. 높다.
당이 떨어지니, 이거라도 먹어야겠다.
금성.. 골드스타 Gold Star. 정말 오랜만에 보는 레트로 문양이다.

과거에 찬란한 명성을 뒤로한 채, LG와 GS로 쪼개지고,
여러 가지 합병과 분할... 사업은 나도 잘 모르겠다.

이렇게 새로운 과자로 탄생을 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칼로리가 무려 420kcal이다.


뜯어서 먹어본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먹기에 불편하지만,
그래도 하나씩 먹으면서 하산하기로 맘을 먹는다.

별 모양을 하고 있는 이 과자의 식감은 그런대로 괜찮다.
맛도 달달하면서도 짠맛도 조금 있고,
괜찮다.

별모양의 과자가 먹을만하다.


남산 등산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한 음료는,
비타민과 황산화를 높여주는 음료를 물에 타서 가져왔다.
목이 마르면 마시면 된다.

과자를 하나씩 씹으면서 하산을 하니,
그나마 기분이 좋아진다.

단초로웠던 생각들이 많이 지워졌다.
무심...
아무 생각도 없어지는 경험이 살짝 온다.

먹으면, 생각이 사라지는가?

집에서 음료수도 가지고 왔다.


뒤 돌아보니, 남산타워... 그대로 있다.
혹시나 갑자기 없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늘 있던 것은 그대로 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다 그대로 있다.
나만 허둥지둥 어영부영 부초처럼 흐르고 있는 느낌이다.

허위허위 산을 내려가면,
또다시 현실이다.

현실 속에서 또 뭔가를 만들어내고,
살아가고,
부딪치고, 여러 가지를 잊어버리고, 또 불쑥 생각이 날 것이다.

남산타워를 뒤로 하고 하산한다.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가기로 한다.
집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
계단이 많다.

이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바로 해방촌.

계단을 내려가면서는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한다.
많은 생각들이 지워지는 느낌이다.

계단으로 되어 있는 소월길.


소월길... 계단길을 다 내려오니,
횡단보도 건너편 버스정류장이 오래된 TV 박스 모양이다.
오늘 기술의 상징 골드스타 GoldStar 과자를 먹어서 그런지,
새삼 정겹다.

해방촌 입구, 버스정류장. TV모니터를 연상시킨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니,
머릿속도 살쪄야 할 텐데,

요즘 블로그에 시간이 너무 많이 잡아 먹힌다.
블로그를 하기 전에는 책 읽는 시간도 많았는데,
이제 책도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댓글이 50개가 있으면, 하나씩 답을 달고, 이웃들 글을 보는 데만도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된다.
하나당 1분씩만 잡아도 한 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오~ 이것을 계속해야만 하는가?
또다시 생각의 늪에 빠진다.

가을이다. 가을에는 생각도 많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생각 저 생각...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를 감싸는 것 같다.
그렇다. 생각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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